청수리 주택

청수리는 한라산 서쪽 사면이 완만하게 펼쳐지는 곳에 자리한다. 아열대 수목과 야자류가 뒤섞인 독특한 식생, 오랜 시간을 견뎌온 현무암 돌담이 이 대지의 장소적 성격을 이루고 있으며, 완만한 지형 위에서 한라산 실루엣이 지평선을 따라 펼쳐지는 탁월한 조망 조건을 갖추고 있다.
이 집은 그 조망을 적극적으로 취하기 위해 매스를 올리는 대신 낮게 눕는 전략을 선택하였다. 평지붕 단층의 백색 매스는 제주의 수평 지형 속으로 스며들 듯 자리를 잡으며, 옥상 테라스에서는 한라산의 전경이 건물의 경계 없이 온전히 펼쳐진다. 건물의 존재감을 낮출수록 풍경의 밀도가 높아지는 역설, 이것이 이 집 설계의 첫 번째 원칙이었다.
공간 구성은 실내외 경계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계획되었다. 자연석 포장에서 콘크리트 캐노피를 지나 원목 피벗도어에 이르는 진입 시퀀스는 방문자를 외부의 일상에서 이 집의 영역으로 단계적으로 전환시키는 장치이며, 모든 주요 실은 정원을 향해 개구부를 집중 배치하여 내부에서도 제주의 자연을 연속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. 지면보다 낮게 내려앉은 블랙 화강암 침강형 스파는 목재 데크, 자갈 정원과 함께 실외 생활을 부가 기능이 아닌 이 집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다.
외피는 백색 스터코 단일 마감을 기본으로 하되, 오랜 시간 이 대지를 지켜온 현무암 돌담을 철거하지 않고 외부 정원의 경계 요소로 통합하였다. 흰 매스와 검은 돌담의 대비는 미적 의도를 넘어, 이 땅이 쌓아온 시간의 층위와 오늘의 건축이 한 장면 안에서 공존하는 방식이다. 황혼 무렵 조명이 켜진 건물 실루엣이 한라산 산자락을 배경으로 낮게 드러날 때, 이 집이 섬의 풍경과 맺는 관계는 비로소 완성된다.
대지위치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
대지면적 529.0㎡
건축물용도 단독주택
건축면적 114.15㎡
연면적 114.15㎡
규모 지상1층
건폐율 21.58%
용적률 21.58%
시공사 건축주직영
주요구조 철근콘크리트 벽식구조
외부마감재 스타코 뿜칠 후 면갈기 / 노출콘크리트 발수코팅 2회 / 방킬라이 목재 수직패턴
내부마감재 친환경페인트, 노출콘크리트면처리, 에폭시 라이닝
완공년도 2019년
설계 건축사사무소이레EL 윤석필









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