PROJECT

고등어민박

irearchi 2026. 7. 12. 22:24


 

제주 구좌읍 한동리, 섬에서도 손꼽히는 청량한 바다색을 마주하는 조용한 해안마을에 이 작은 숙소가 자리한다. 해안도로와 현무암 갯바위 사이, 대지는 좁고 긴 형상으로 바다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으며, 설계는 이 시선을 어떻게 실내 깊숙이 끌어들일 것인가에서 출발하였다.

 

건물은 두 개의 매스로 나뉜다. 짙은 브릭타일로 마감된 2층 객실동은 저층부를 유리로 열어 콘크리트 필로티 위에 가볍게 얹힌 듯 서 있으며, 그 옆으로 백색의 박공지붕을 인 저층 매스가 나란히 자리한다. 무거운 다크 톤의 매스와 가벼운 화이트 톤의 매스가 나란히 놓이면서, 마을의 스카이라인 속에서도 절제된 존재감을 갖도록 하였다. 두 매스는 옥상 데크로 연결되어, 객실 사이를 오가는 통로이자 마을과 바다를 함께 조망하는 옥외 공간으로 기능한다.

 

전 객실은 복층으로 구성되어 침실과 생활공간을 수직으로 분리하고, 창은 예외 없이 바다를 향해 집중 배치하였다. 헤링본으로 깐 원목마루와 절제된 색의 마감재는 실내를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배경이 되어, 창밖으로 펼쳐지는 수평선과 갯바위, 그리고 맑은 날이면 멀리 모습을 드러내는 한라산까지, 풍경이 실내의 유일한 장식이 되도록 하였다.

 

백색 매스에 자리한 카페 겸 라운지 '오스모시스'는 이 집에서 가장 높은 층고를 지닌 공간이다. 박공지붕의 형태를 그대로 드러낸 경사 천장 아래, 바다를 향해 연 대형 창과 도로 쪽 마을 풍경을 향해 낮게 뚫은 가로창을 서로 다른 방향에 배치하여, 한 공간 안에서 바다와 마을이라는 두 겹의 풍경을 동시에 담아낸다. 헤링본 마루와 차분한 조명은 객실동과 재료의 결을 같이하며, 두 매스가 서로 다른 표정을 지니면서도 하나의 건축으로 읽히도록 한다.

 

해 질 무렵 짙은 브릭타일 매스에 하나둘 불이 켜지고, 그 옆의 흰 지붕이 노을을 받아 부드럽게 물들 때, 이 작은 숙소는 해안마을의 오래된 풍경 속에서도 낯설지 않은 자리를 찾는다.

 

 

대지위치 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1026

건축물용도  숙박시설 및 제2종근린생활시설(카페)

설계  건축사사무소이레EL 윤석필